기록보다 오래가는 기억
LIFESTYLE/Bravo My Life2024. 9. 19. 10:08기록보다 오래가는 기억

추석이 끝났다. 이번 추석은 가족 뿐 아니라 고향 친구들도 만났다. 신기하게도 다들 그대로더라. 그래서 느낌이 더 이상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떠난지 10년이 가까이 지났다. 강산이 한 번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 이 곳 그때 그 자리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흔들리며 피는 꽃
LIFESTYLE/Bravo My Life2024. 9. 11. 22:41흔들리며 피는 꽃

결정 장애라는 말이 있더라. 좋게 말하면 신중하고 나쁘게 말하면 우유부단한 나는 중한 결정을 해야할 때, 과연 강한 소신을 가진 결정이 얼마나 있었을까. 그래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삶을 살아오진 않았을까. 융통성이라는 말로 포장이 될까.충분히 흔들렸으니 나도 나만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쏟아져 내려오는 저 물에 충분히 돌아가며 융화된 물레방아가 될 수 있을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며 피었나니흔들리며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비바람 맞으며 피었나니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군중 속의 고독
LIFESTYLE/Bravo My Life2024. 9. 6. 23:00군중 속의 고독

나는 INTJ(가끔 ISTJ)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놀고 혼자 움직일 때가 많다. 혼자가 늘 익숙했다. 친구들과 함께해도 후에 혼자만의 시간은 꼭 필요했다. 지금껏 나는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아왔었다고 믿었다. '인생은 혼자다' 라는 문장을 적극 실천한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체질이 변하듯이 성격도 바뀌는 듯 하다. 아마 사진을 찍기로 마음먹기 전이었을 것이다. 한동안 침대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 어느 날 나는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이상한 공허함이 뱃속 어딘가를 꾹 누르고 있었다. 무엇을 해도, 무엇을 먹어도, 해도 해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에 매우 답답하기도 했다. 이것이 외로움인가 싶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를 더 적극적으로 만나도 보고, 혼자임을 벗어나 보려 애썼다. ..

배움의 끝
LIFESTYLE/Bravo My Life2024. 9. 3. 21:40배움의 끝

하고 싶은 게 많은 만큼 배워야 할 것들도 많다. 과업이 생긴다는 것은 내 삶에 활력을 넣어주지만, 이게 가끔씩 과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의지와 열정의 양은 무한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공평하다. 그래서인지 무언가를 희생해서 얻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희생해야 하는 무언가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힘이 점점 달리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목표 지점에 나도 모르게 좌절하는 것인가?  자기객관화와 합리화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침대에 눕지 말자. 쉬운 곳에 눈을 돌리지 말자. Ease is a greater threat to progress than hardship.쉬움은 성장에 있어서 어려움보다 더 큰 위협이다.De..

동경(Longing)
LIFESTYLE/Bravo My Life2024. 8. 30. 19:12동경(Longing)

내가 서울에 살던 때가 있었다. 지방 촌놈이 처음 상경했을 때, 내가 비로소 서울에 살고 있음을 느꼈을 때가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갈 때였다.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었고, 보고싶은 것을 모두 볼 수 있었던 그 때. 아무것도 몰랐던 20대 초, 뜨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방으로 다시 내려와 살게 되면서 가끔 서울로 놀러갈 때면, 서울 톨게이트를 지나 아시안 하이웨이가 써있는 이정표를 볼 때마다 나는 늘 그때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센트럴 터미널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로 내려가면 비로소 나는 서울에 왔음을 실감했다. 지금도 나는 그 시절과 같은 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린다.

굳어버린 내 일상을 풀어줄 물리치료사
LIFESTYLE/Bravo My Life2024. 8. 28. 23:42굳어버린 내 일상을 풀어줄 물리치료사

나는 늘 루틴있는 삶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인지 그 루틴이 안주가 되어 건강한 삶을 살아보려한 나는 무료하게 시간만 녹이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내 자신이 되어버렸다. 번아웃이라고 핑계를 대보았다. 언젠간 다시 회복하고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결국 나는 내 몸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거운 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의지는 어디가고 허송세월 하루하루를 보내는 듯한 내 자신을 이제 의미있게 보내보려 한다.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자. 집 앞에만 나가도 나무들은 푸르고 눈 앞의 갑천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다. 얼마든지 나의 의지를 찾아줄 오브제는 많았다. 내가 기를 쓰고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려버렸던 것이 아닐까. 이제 나는 순식간에 현재를 지나쳐 과거로 보내버린 그 시각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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